[STN뉴스] 정철우 기자 = 야구가 천재지변을 맞는다.
피치 클락이 도입되고 로봇 심판이 스트라이크 볼 판정을 내리는 시대가 됐다. 성공 여부는 아직 알 수 없으나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의지는 강력하다.
판정 잡음을 줄이고 경기 시간도 단축새 해로운 팬을 유입하게 할 기회로 여기고 있다.
여기서 크게 주목 받지는 못하고 있지만 매우 민감한 문제가 하나 포함 돼 있다. 이른바 '원 포인트 릴리프 금지법'이다.
일단 투수가 마운드에 오르면 적어도 세 타자는 상대해야 한다.
투수 세 타자 의무 상대는 세 타자가 아웃되거나, 출루하거나, 공수교대 될 때까지 투구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부상 또는 질병 때문에 투구가 불가능하다고 주심이 인정할 경우 교체할 수 있다.
예외 규정이 있기는 하지만 이제 특정 타자만 상대하고 교체하는 원 포인트 릴리프 교체는 점차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가득염 류택현 등 한국야구사를 수 놓은 수 많은 원 포인트 릴리프들이 있었다. 그들은 위기위 순간, 좌타자를 솎아내며 팀에 많은 승리를 안겼다.
하지만 이제 원 포인트 릴리프는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팀들도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다. 이제 우타자에 강하지 못한 좌완 투수는 버티기가 대단히 어려워졌다.
그렇다면 원 포인트 릴리프는 이대로 사라지는 것일까.
다수의 전문가들은 아니라고 못 박았다. 팀은 여전히 좌완 불펜을 필요로 하고 있고 활용도 역시 남아 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수준급 좌완 투수를 상대할 때 분명 어려움이 있었다. 불펜에 좋은 좌완이 있고 없고는 큰 차이가 난다"고 말한 바 있다.
좌완 불펜으로 첫 속 꼽히는 한화 정우람도 "시대가 바뀐다고 해도 좌투수에 대한 수요는 계속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상대가 지그재그로 좌.우 타선을 짤 수는 있지만 최근엔 좌투수들 중에서도 우타자에 강한 투수들이 많기 때문에 별 차이는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 타자만 상대하고 마운드를 내려가는 모습은 이제 볼 수 없게 됐지만 팀에는 여전히 중심을 잡아 줄 좌투수의 필오셩이 남아 있다.
좌투수로 살아남기 위해선 우타자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 연마는 기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과감하게 몸쪽 승부를 할 수 있는지도 체크 포인트다.
롯데 자이언츠는 원 포인트 릴리프가 사라지는 상황 속에서도 지난 겨울 좌투수 영입에 열을 올린 바 있다. 기존의 원 포인트 릴리프 투수들이 우타자를 상대로는 어떤 모습을 보이게 될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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