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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IN] ‘100년 전통’ 빙구협회가 경영평가 ‘S등급’ 처음 받은 사연

[이슈 IN] ‘100년 전통’ 빙구협회가 경영평가 ‘S등급’ 처음 받은 사연

  • 기자명 유정우 기자
  • 입력 2024.01.1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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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열린 ‘2023 Hockey Together Development Camp'에서 세계 각 국 참가자들이 기념사진 촬영에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대한아이스하키협회 공식웹 갈무리.
지난해 열린 ‘2023 Hockey Together Development Camp'에서 세계 각 국 참가자들이 기념사진 촬영에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대한아이스하키협회 공식웹 갈무리.

[STN뉴스] 유정우 기자 = 빙구(氷球)는 동계 아이스하키를 뜻하는 한자 표현의 옛 말 입니다. 1928년 일제강점기 시절 조선에서 처음으로 정식 빙구 경기가 열렸다는 기록으로 볼 때 어림 잡아 100여년의 전통을 이어 온 종목인 셈입니다. 

최근 빙구협회의 후신인 대한아이스하키협회에는 반가운 성적표가 도착했습니다. 정부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외부평가가관에 의뢰해 실시한 ‘2023 체육단체 혁신평가’에서 최우수(S) 등급을 받은 겁니다. 

이 평가는 문체부가 변화하는 스포츠산업 시장의 변화에 맞는 종목단체들의 혁신과 각 종목의 특성에 맞는 지속 가능한 재정자립 기반 마련 등을 위해 매년 조사를 실시해 오고 있습니다. 일종의 경영성과 점검이죠.

대수로운 소식이 아니라고 여길 수도 있습니다. 매 년 이맘때면 대한체육회 가맹단체들 중 '어떤 협회가 2회 연속 S등급을 받았다'거나 '수년 째 연속 A 등급을 받았다' 등의 소식이 심심치 않게 기사화되곤 하니까요. 

하지만 이번 성적표가 남다른 의미를 갖는 건 대기업 회장사의 그늘에서 벗어나 뼈를 깎는 자생의 노력과 자구책 실천 등으로 얻은 결실이란 점 때문입니다. 평가가 시작된 지난 2010년 이후 13년 만에 처음으로 말입니다.

지나온 길은 이랬습니다. 2003년 출범한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ALIH)’ 리그는 옛 빙구협회 시절을 지나 국내 아이스하키 종목 단체가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결정적 역할을 한 변곡점이었습니다.

이호진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이 지난해 4월 17일 수원시 광교복합체육센터 아이스링크 열린 ''2023 수원 여자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대회'개막식에서 개화사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아이스하키협회 제공
이호진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이 지난해 4월 17일 수원시 광교복합체육센터 아이스링크 열린 ''2023 수원 여자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대회'개막식에서 개화사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아이스하키협회 제공

당시 한라그룹이라는 대기업 회장사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한·일·중 연합리그가 창설됐고, 1986년과 1990년, 2007년, 2011년 대회에서 모두 동메달에 그쳤던 한국 아이스하키는 2017년 동계아시안게임 사상 첫 은메달을 목에 거는 쾌거도 올렸습니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개최국 자격으로 사상 첫 동계올림픽에 출전했지만 남녀 팀 모두가 예선전 조 최하위를 기록했죠. 이후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때는 최종 예선 탈락으로 본선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8년간(22-23대) 회장을 지낸 정몽원 전회장은 아시아리그창설 등 아이스하키 발전에 크게 기여 했을 뿐만 아니라 실업팀 운영과 국제활동 기여 등의 업적을 인정 받아 한국인 최초로 국제아이스하키연맹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죠.

지금의 새 집행부가 출범한 건 2022년입니다. 수장에 오른 건 스포츠산업 전문가로 평가 받는 이호진 회장이죠. 시작부터 녹록치 않았습니다. 부족한 재원에 몇 안되는 실업팀이 해체되는 등 주변 환경은 열악했습니다.

해외에서 아이스하키는 '동계 스포츠의 꽃'이죠. 하지만 그 위상과는 다르게 국내는 비인기종목으로 찬밥입니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가 미식축구와 야구, 농구와 함께 '4대 프로스포츠'로 대접 받는데도 말입니다. 

희망을 엿본건 유·청소년들의 참여 증대입니다. 각종 중계방송 등을 통해 아이스하키가 개성 강한 고급스포츠로 인식되면서 독특한 취미 생활을 지향하는 어린 층 애호가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2023 Hockey Together Development Camp'에 참석한 참가자가 부모와 함께 아이스하키체험을 즐기고 있다. 사진┃대한아이스하키협회 제공
‘2023 Hockey Together Development Camp'에 참석한 참가자가 부모와 함께 아이스하키체험을 즐기고 있다. 사진┃대한아이스하키협회 제공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협회 집계 유·청소년 팀과 선수는 U12과 U15, U18이 각각 99개팀·2510명, 24개팀·450명, 10개팀·134명 등입니다. 여기에 취미로 즐기는 마니아층도 전국적으로 수 천명 이상으로 추산됩니다. 

이호진 회장이 '2023 체육단체 혁신평가’ 최우수(S) 등급 결과에 대한 소감으로 "향후 유소년 선수 발굴 및 육성과 생활체육사업 등도 활성화 시킬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한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습니다.

성적표에서 눈길을 끄는 항목은 조직운영 부문입니다. 조직 역량과 혁신성, 회계투명성 등을 살펴 봤는데 소속 군(다) 평균 대비 16점 이상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전체 평균과 비교해도 8점 이상 높은 결과였죠.

재정자립 노력도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국가대표 훈련지원비 등의 충당을 위해 LG와 KB금융, DHL 등 후원 유치와 더불어 정부 공모 사업 수주 등 전년 대비 10% 이상 재정자립 향상에 앞장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호진 회장은 "부임후 외부 상황들이 좋지 않았지만 지난해 유치한 세계여자선수권대회 성공 개최를 계기로 긍정적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며 "온 가족이 관심 갖는 대중적 종목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비인기 종목 설움과 실업팀 해체 등의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13년 만에 ‘체육단체 혁신평가’ 최우수(S) 등급을 이끌어낸 대한아이스하키협회가 어떤 리더십과 노력으로 혁신 에너지를 보여줄지 주목해 볼 일입니다.

STN뉴스=유정우 선임기자 toyou@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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