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 이상완 기자 = 이변은 없었다. 완벽한 투구로 KBO리그를 평정한 투수 에릭 페디(30·미국)가 '황금 장갑'을 손에 쥐면서 한국을 떠난다.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쏠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 투수 부문에서 페디는 전체 291표 중 267표(91.8%)를 얻으면서 수상자로 선정됐다.
29년 만에 통합우승을 이끈 주역 LG트윈스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34·미국)가 얻은 득표(8표·2.7%)와 큰 차이를 보였다. 올 시즌 KBO리그에 처음 입성한 페디는 전반기에만 12승 2패 평균자책점(ERA) 1.71로 '괴물 투수'의 면모를 보였다. 시즌 후반까지 페이스를 유지한 페디는 시즌 30경기 등판해 80⅓이닝을 던져 20승 6패 평균자책점(ERA) 2.00을 남겼다.
특히 페디는 다승(20승)과 평균자책점(2.00), 탈삼진(209개) 부문에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면서 KBO리그 선동열(1986년·1989년·1990년·1991년), 류현진(2006년), 윤석민(2011년)에 이어 4번째이자 외국인 투수로는 처음 달성했다.
1986년 선동열이 작성한 이후에 단일 시즌 20승과 200개 탈삼진을 동시에 달성한 것도 페디가 37년 만에 기록을 남겼다. '괴력의 투구'로 지난달 KBO리그 외국인 선수 역대 8번째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오르기도 했다.
이날 페디는 시상식에 불참한 탓에 NC 다이노스 동료 손아섭을 통해 대리 수상 소감을 전했다.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해 마음이 아주 무겁다"라고 말문을 뗀 페디는 "매우 영광스럽고, 수상한 다른 선수들에게도 축하를 건넨다. NC를 만나게 돼 너무 행복하고, 다시 만나는 날까지 행운을 빈다"고 말했다.
2014년 미국 메이저리그(MLB) 워싱턴 내셔널스에 1라운드 18순위로 지명을 받아 프로 생활을 한 페디는 내년 진로를 두고 KBO리그 잔류와 MLB 재진출을 고민한 끝에 최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년간 1500만 달러(약 198억 원)에 계약했다.
STN스포츠=이상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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