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STN스포츠] 이형주 기자 = 김상식(45) 감독이 유쾌한 악역을 자처하며 친선전의 분위기를 살렸다.
팀 K리그는 13일 오후 8시부터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시리즈 토트넘 핫스퍼와의 맞대결에서 3-6으로 패배했다. 하지만 팀 당 2명씩을 각출, 조직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서 훌륭한 경기를 펼쳤다고 평가할 수 있었다.
13일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김상식 감독은 유쾌한 농담을 쏟아냈다. “2-2가 됐을 때 잠시나마 콘테 감독 별 것 아니구나 생각했다”, “(이)승우는 안배 차 30분만 뛰게 했다. 근육 문제였다. (이날 경기서 오랜시간 활약하면 유럽에 갈 수 있는데) K리그에 남고 싶은가보다(웃음)”라는 것 등이었다.
사실 세상에 욕을 먹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김상식 감독은 자신이 저런 ‘농담’을 했을시 어떤 팬들에게는 그것이 ‘농담’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김상식 감독은 악역을 자처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 뿐 아니라 경기 전 기자회견 등에서도 유쾌한 농담들로 분위기를 풀었다.
현재 김상식 감독이 어떤 서사를 쌓고 있는지는 잘 알려져있다. 직전 시즌은 K리그를 제패했고, 올 시즌은 초반 최악의 모습을 보이다 반등하고 있다. 김상식 감독을 좋아하는 팬도 있고, 싫어하는 팬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번 쿠팡 플레이 시리즈에 한정하면 김상식 감독은 축구 팬을 위해 모든 것을 했다는 점이다.
단순히 농담 등 말만 좋았던 것이 아니었다. 사실 이번 경기 팀 K리그 구성 자체가 기형적이었다. 며칠 전 경기를 뛴 체력적 부하가 있는 선수들을 팀 당 2명씩 모았다. 단 한 번의 훈련 이후 세계적인 무대를 누비는 토트넘을 상대해야 했다.
김상식 감독은 선수 출전 구성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팀별로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노력을 했다. 이후 출전 시간, 포지션 별로 케미 등도 고려했다. 준비한 대로 잘 맞아들어간 것 같고,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 같다”라고 얘기했는데 실제로 그러했다. 잡음이 없었다.
K리그 팬들, 토트넘 팬들, 축구 팬들을 위해 유쾌한 악역을 자처하고, 또 힘든 팀 구성 속 좋은 지도력을 보인 김상식 감독. 그에게 박수를 보낼 수 있다.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total87910@stn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