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 박재호 기자 = 파울루 벤투(53) 감독 구상에 이승우(24)는 없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11일 ‘2022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 참가할 남자 국가대표팀 명단(26명)을 발표했다. 이번 대회는 FIFA가 정한 A매치 의무 차출대회가 아니기에 유럽파를 제외한 K리그 선수 위주로 선발했다.
명단 속 26명의 선수 중 관심을 모았던 이승우의 이름은 없었다. 이승우는 이번 시즌 직전 유럽 리그 생활을 마무리하고 K리그에 입성, 지금까지 21경기 출전 9골 2어시스트로 맹활약 중이다. 득점 순위도 공동 4위에 올라 있다. 시즌 초 몸 컨디션을 올리지 못해 부침을 겪었지만, 라운드가 거듭될수록 예전의 스피드와 특유의 돌파력이 살아나며 완벽 적응해 ‘역시 이승우’라는 찬사를 들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벤투 감독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지난 2019년 6월 이란과의 친선전을 끝으로 약 3년간 대표팀에 뽑히지 못하고 있다.
이승우가 K리그에서 발군의 활약을 보인다 해도 이번에 뽑힌 경쟁자들 역시 뛰어났다. 이승우는 소속팀 수원FC에서 최전방 공격수와 공격형 미드필더, 윙어까지 공격 1, 2선을 두루 책임진다.
2선 중앙 자리에는 이미 ‘대표팀 붙박이’ 권창훈(김천 상무)과 황인범(루빈 카잔)이 있었다. 측면에는 꾸준히 벤투의 부름을 받는 송민규(전북 현대)와 엄원상(울산 현대), 나상호(FC서울), 조영욱(FC서울)이 있다. 최전방에는 K리그에서 12골을 터트리며 이승우보다 득점이 많은 조규성(김천 상무)이 버티고 있다.
벤투 감독은 이승우 발탁 대신 새 얼굴에 기회를 줬다. 고영준(포항 스틸러스)과 강성진(FC서울) 등이 생애 처음 A대표팀에 발탁됐다. 특히 고영준은 테크닉과 스피드를 활용한 드리블 돌파가 장점으로 이승우와 비슷한 스타일의 선수다. 다만 K리그1 공격 포인트는 이승우보다 훨씬 적은 2골 2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벤투 감독은 새로 뽑은 선수와 관련해 “최근 K리그에서 좋은 기략을 발휘하고 있어 눈여겨봤던 선수들”이라며 “새 선수들이 대표팀에서 훈련할 수 있는 기간이 짧아 아쉽지만, 우리가 추구하는 전술, 철학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라고 언급했다.
이승우의 벤투호 승선이 쉽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이 4개월 가량 남은 시점에서 추후 대표팀 소집도 9월 A매치 기간까지 두 번뿐이 남지 않았다. 벤투 감독도 이승우 대신 새로운 선수에게 눈을 돌리며 마음이 떠난 듯 보인다.
STN스포츠=박재호 기자
sports@stn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