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손흥민(30·토트넘)의 시대가 도래했다. 아시아인 선수 최초로 유럽 빅리그 '골든 부트(Golden Boot)'를 손에 넣은 손흥민. 역사의 순간은 되돌아볼 때 가치가 있는 법. '손세이션(SON+sensation)'이 된 이유를 시리즈로 살펴본다. [편집자 주]
[STN스포츠] 이형주 기자 = [손세이션⑧] 득점기계 손흥민, PK 없이 23골…역대 다섯 손가락급?
손흥민은 페널티킥 없이도 엄청난 득점 생산력을 보여줬다.
손흥민이 올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23골을 폭발시키며 득점왕에 오르는 쾌거를 만들었다. 대한민국을 13번째로 EPL 득점왕 보유국으로 만드는 동시에 아시아 최초의 위업을 썼다.
이번에 손흥민이 뽑아낸 23골 기록 중 흥미로운 것이 있다. 23득점을 단 1개의 페널티킥도 차지 않고(Non-PK)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손흥민은 올 시즌 페널티킥을 차지 않고 23골을 만들었으며, 프리킥 1골을 제외하고 22골을 오픈 플레이(공이 움직이는 상황, 세트 플레이와 반대 개념) 상황에서 뽑아냈다.
페널티키커라는 것은 일반적으로 팀 내에서 최고의 킥 능력을 보유한 선수라는 것을 의미한다. 어떠한 상황에서든 득점을 올릴 수 있을만큼 담력이 센 선수들이 맡는다. 페널티킥이 득점에 용이한 부분과는 별개로 페널티키커로 지목받았다는 것만으로 인정받아야 한다. 또 페널티킥 득점 역시 과소평가돼서는 안 된다.
그러나 앞서 언급됐듯 득점의 난이도 면에서 오픈 플레이 및 프리킥 상황서의 득점과 페널티킥 상황서의 득점은 난이도가 다르다. 때문에 손흥민이 만든 페널티킥 없는(Non-PK) 득점왕 기록은 고평가를 받을 수 있는 부분이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올 시즌 23골을 페널티킥 없이 만들어내면서 득점기계 같은 모습을 보인 손흥민은 EPL 역대로 보면 어느 정도 수준일까.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손흥민이 역대 몇 번째 정도의 능력을 가졌다고 ‘확정’이 아닌 ‘가늠’을 할 수 있을까.
물론 직접적인 비교는 불가하다. 매 시즌마다 EPL에서 뛰는 선수들이 달라진다. 교체 멤버가 3명에서 5명으로 늘어나는 등 세부 규칙들도 조금씩 바뀐다. 그렇기에 각기 다른 시즌을 뛴 선수들을 단순히 기록만 보고 나열해 순위를 매기는 것은 불합리한 쪽에 가깝다. 그렇기에 지금 소개하는 기록을 통한 순위를 ‘확정’이 아닌 ‘가늠’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1992/93시즌 새롭게 출범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 EPL서 페널티킥 득점 없이 23골(손흥민의 골 기록)을 초과해 득점한 사례는 단 6차례에 불과하다. 그 중 레스 퍼디난드는 2번(1994/95시즌, 1995/96시즌) 페널티킥 없이 23골을 초과해 득점했다. 하지만 1994/95시즌의 경우 EPL 팀이 22개 팀이라 경기가 현재보다 4경기나 많았다. 때문에 한 번만 체크하면 손흥민보다 한 시즌에 PK 없이 더 많은 골을 넣은 사례 및 인원수는 5차례, 5번에 불과하다.
1993/94시즌 앤디 콜의 34골, 2013/14시즌 루이스 수아레스의 31골, 2004/05시즌 티에리 앙리의 25골, 1995/96시즌에 레스 퍼디난드의 25골, 2007/08시즌 페르난도 토레스의 24골이 그것이다. 맨 처음 언급된 콜의 경우에도 42경기였지만 득점 수가 손흥민을 크게 상회한다. 정리하면 손흥민보다 더 나은 기록을 보인 이는 동등한 기준에서는 4명-4차례, 일반적으로는 5명-5차례(앤디 콜 포함), 경기 수 차이를 무시하면 5명-6차례다.
앞서 언급됐듯 직접적인 비교를 할 수는 없지만 손흥민이 만든 23골은 역대 EPL 선수들 중 다섯 손가락 내외에 해당한다. 전체가 아닌 페널티킥을 차지 않고 만든 골의 생산력이 역대 다섯 손가락에 들만했다는 것이다. 보고도 믿어지지 않는 기록이다.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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