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민은 사진 속에서 항상 웃고 있었다. 축구 선수가 그라운드 안에서는 근엄해야하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그라운드 위에서는 웃음이 저절로 멈춰요. 기 싸움에서는 저도 이유 없이 한 대씩 때리고 그래요”라며 웃음을 멈추게 하는 노하우를 알려줬다.

자유로운 삼바 축구를 즐기는 ‘미소천사’ 안성민은 중학교 2학년 때 브라질 축구 유학을 떠났다. 비교적 이른 나이에 브라질행을 선택한 이유는 ‘더 좋은 환경에서 운동을 하고 싶어서’였다. 안성민에게 약18500km 떨어져 있는 브라질은 미지의 땅이 아니라 더 좋은 환경이었다.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 제 좌우명이에요”

삼바축구를 즐기고 있는 아틀레티코 소로카바 U-17 유소년팀의 주전 선수 안성민이 가장 싫어하는 단어는 ‘포기’다. 꾸준히 열심히 하는 것을 자신의 장점이라고 이야기한 안성민은 브라질 유학생활을 시작한지 1년차가 되는 최근 실력이 부쩍 늘었다.

그는 “실수를 하거나 상대가 저를 제치는 상황이 줄어들었어요. 반대로 공을 뺏는 횟수가 늘었죠”라며 그라운드에서 달라진 자신에 대해 설명했다. 

무엇보다 그라운드를 누비던 동료들의 당황하는 모습을 보며 그는 자신이 많이 늘었다는 것을 실감했다. 안성민은 “저를 믿고 패스가 더 잘 오는 것 같아요”이야기했다. 그가 이렇게 실력이 수직 상승한 이유는 뭘까? 바로 자유로운 브라질 축구에 완벽 적응했기 때문이다.

안성민이 꼽는 브라질 축구의 가장 큰 강점은 ‘소통’이다. 그는 “한국에서는 불편한 선후배관계가 힘들었지만, 브라질에서는 모두 친구처럼 지내니 좋은 것 같아요”라며 모두가 하나 되어 자유롭게 소통한다고 이야기했다. 동료들과의 소통은 그라운드에서도 자유로운 플레이와 창의적인 플레이의 밑거름이었다.
 

“한국에서도 전문스태프를 구성해서 유소년 시스템을 전문적으로 갖췄으면 좋겠어요”

반대로 안성민이 이야기하는 한국 유소년 시스템의 아쉬운 점은 ‘전문 스태프의 부재’다. 그라운드 위에서 멀티 플레이어를 필요로 하듯이, 한국 축구는 그라운드 밖에서도 멀티 플레이어 코칭스태프를 선호한다. 

하지만 브라질은 다르다. 그라운드에서는 똑같은 멀티 플레이어를 선호하지만, 스태프는 한분야의 전문가를 필요로 한다. 현재 아틀레티코 소로카바에는 피지컬 트레이너, 재활 트레이너, 마사지사, 장비담당 등 유소년 팀에만 K리그 프로팀보다 더 많은 스태프들이 상주하고 있다. 전문 코칭스태프들은 선수들이 최상의 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작은 차이 같아 보이지만 이러한 차이들이 쌓이고 쌓여 한국축구와 브라질축구 사이의 격차를 만들었다. 아직 갈 길이 먼 것이 한국 유소년 축구시스템의 냉혹한 현실이다.

하지만 한국 축구은 최소의 인원으로도 세계적인 축구 선수들을 만들어내며 단결된 모습으로 한국만의 축구문화를 만들어 왔다. 안성민의 좌우명처럼 한국 축구도 안성민도 포기하지 않는다면 밝은 미래는 무궁무진하다.

엄다인 기자 / dudu1348@onst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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