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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일반] ‘최장신’ 여자농구 前국가대표 선수 김영희, “후배들 포기가 너무 빠르다” 따끔한 지적…②

[농구일반] ‘최장신’ 여자농구 前국가대표 선수 김영희, “후배들 포기가 너무 빠르다” 따끔한 지적…②

  • 기자명 윤초화
  • 입력 2012.06.06 11:45
  • 수정 2014.11.14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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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거인증’이라는 불리는 말판비대증 판정을 받은 김영희 씨는 병으로 유니폼을  벗은지 26년이 지났지만 아직 그 마음까지는 코트 위를 떠날 수 없었다. 김영희 씨는 자신의 건강보다는 오히려 여자 프로 농구 발전을 위한 걱정으로 한숨 쉬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김영희 씨의 겉모습만을 보고 그녀를 ‘코끼리녀’라 불렀지만 직접 만난 그녀는 인터뷰 내내 부드러운 말투로 '천상 여자'의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천상여자’일 것 같았던 김영희 씨도 현재 여자 농구에 닥친 위기를 안타까워하며 거침없이 솔직하게 여자농구계를 꼬집었다.
 

- 당시 대표팀의 훈련모습은 어땠나.

“그때는 많이 맞았고 근육이 파열돼도 아무도 봐주지 않았다. 당시에는 감독들이 선수끼리 경쟁심을 많이 부추겼다. 같은 포지션의 선수끼리 경쟁했다. 먼저 몰래 일어나서 훈련해서 개인기나 기술이 더 뛰어났던 것 같다. 그래서 한 경기 끝나면 유니폼이 찢어졌던 일은 다반사였다”
 

- 현재 대표팀은 길어야 두어달 정도 합숙훈련을 하는데 그때도 그랬나.

“대표팀 대회가 끝나고 입국하자마자 공항에서 소속팀 감독님이 지키고 계셨다. 도착하자마자 부모님 뵐 시간도 없이 소속팀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국내리그가 끝나고 일주일도 못 쉬고 몸살로 고생했어도 대표팀에 소집됐고 또 국제대회에 나갔다. 그런 일상이 계속 반복됐다. 그때는 국내리그가 지금처럼 길지 않아서 대표팀 합숙훈련이 거의 1년에서 길면 2년까지 계속됐다”
 

-국제대회에서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나.

“국제대회를 나가면 공산국가나 북한도 대회에 나오는 경우가 많아서 정부요원들 몇 명이 항상 선수들을 따라다녔다. 분위기가 살벌했다. 그때는 납치를 당하는 일이 빈번해서 납치될까봐 노심초사했다”
 

- 현역선수들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지금은 프로가 돼서 선수들이 관리가 잘된다. 그런데도 선수들이 경기 뛸 때 너무 몸을 사린다. 예전에는 코트에서 부상을 당해도 금방 다시 일어나 경기를 뛰었다. 후배가 코트에서 넘어져 조금만 앉아 있으면 선배들이 벤치에서 ‘쟤 가서 좀 혼내라’고 할 정도로 상하관계도 심해 부상으로 아파할 수도 없었다. 또 요즘 선수들은 하체가 너무 얇다 보니 4쿼터만 되도 선수들이 지쳐서 포기하는 일이 많다. 관중들도 선수들이 지치는 것을 안다. 그래서 관중들이 경기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재미가 없어서 나가는 일이 많은 것이다"
 

- 가장 애정을 가지고 있는 후배는 누구인가.

“전주원 선수나 정선민 선수 정말 박수쳐주고 싶다. 그리고 김영옥 선수가 얼마나 열심히 뛰었나. 그 선수들이 지금까지 그만큼 해줘서 그나마 여자농구가 이어진 것이다. 근데 세 선수 모두 그만두면서 여자농구의 재미가 좀 떨어질 것 같아서 걱정이다. 현역 선수로는 강지숙 선수나 김계령 선수, 하은주 선수를 지켜보고 있다. 근데 하은주 선수가 너무 말랐다. 튼실한 하체로 파고들어야 하는데 은주가 너무 날씬해서 안타깝다"
 

- 화려했던 스포츠스타들도 은퇴 이후 초라한 삶을 사는 경우가 많다.

“사회적으로 운동선수에 대한 인식이 많이 변했지만 아직도 냉정하다. 현역 때는 여기저기 불려 다니다가 운동 그만두면 아파도 누구도 알아주지 않고 그냥 기억 속에서 사라지는 것이 운동선수들이다. 이제 그러면 안 된다. 선수들이 지금까지 쌓아놓은 업적을 보고 꿈을 키우는 어린 선수들에게 이런 악습이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은퇴선수들에 대한 부실한 처우가 결국 학교 스포츠도 함께 죽이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은퇴선수들에 대한 처우가 달라져야 한다”
 

- 곧 여자농구대표팀이 최종예선에 출전한다. 잘해낼 수 있을 것 같은가.

"많이 힘들 것 같다. 세계의 높은 벽을 무너뜨리기는 쉽지 않다. 우리 때는 대회 2년 전에 소집이 돼서 굉장히 힘들게 운동했다. 키가 작으니까 큰 선수들을 지치게 만들기 위해 계속 뛰고 웨이트 훈련하고 많이 먹었다. 힘든 훈련 속에서 많은 눈물을 흘려야 한다. 훈련만이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고 정신력 또한 강해야 한다. 힘내라는 말밖에 해 줄 수 없어 아쉽다"

부천 = 윤초화 기자 / yoon23@onst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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