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이상완 기자] 4일 성남FC와의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를 마친 인천 유나이티드 김도훈(45) 감독은 오열했다. ‘늑대 군단’의 조련사가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할 만큼의 감정은 북받쳤다.
인천은 성남전에서 최소 비기기만 했어도 상위 스플릿(1~6위)에 진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인천은 0-1로 석패했고, 제주 유나이티드가 ‘극강’ 전북 현대를 잡아(3-2 승) 하위 스플릿(7~12위)로 내려갔다. 결과를 받아들인 김 감독은 만감이 교차했다.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한 것을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사실 인천의 돌풍은 예상 밖이었다. 시민구단이 늘 겪는 재정적 한계에 봉착했고, 주축 선수들이 이탈한 가운데 시즌을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스트라이커 출신의 ‘초짜’ 김 감독은 ‘늑대’들을 강하게 조련했다. 박대한, 박세직, 김인성 등 어린 늑대들을 긴급 수혈했다. 김 감독은 정신력을 일치단결 시키는 데 주력했다. 개막 이후 8경기 6무2패로 리그 하위권에 머물렀을 때에도 조급해 하지 않았다.
오히려 김 감독은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조만간 좋은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웃음을 보였다. ‘상남자’ 다운 자신감이었다. 그의 자신감은 곧 그라운드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각자 개성이 묻어나는 플레이는 없었다. 다만 떼를 지어 상대의 목을 한방에 졸랐다. 김 감독이 원한 그림이었다. ‘늑대축구’의 본색이 드러났다. 연승과 냉탕을 오가며 전반기를 7위로 마감했다.
이후 시즌 막판까지 줄곧 6위에 머무르며 희망을 놓지 않았다. 그런데 끝까지 잡고 버텼던 줄은 끊어졌다. 패배의 쓰라림 보다는 선수들에게 미안함이 그의 어깨를 짓눌렀다. 온갖 힘든 여건에서도 이만큼 달려왔기에 아픔도 두 배, 세 배 이상이었다. 결국 김 감독은 참기 힘든 눈물을 쏟아냈다. 특히 성남전에서 부상으로 교체된 골키퍼 조수혁의 이름을 떠올리자 오열했다. 시즌 초반 성적 부진에도 흔들리지 않았던 ‘상남자’ 김 감독이 그렇게 울었다.
그리고 “인천의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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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