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도쿠라가 ‘한-일 클럽챔피언십’에서 일본야구를 향한 분풀이에 나선다.
SK 와이번스 김성근 감독은 출국 전 카도쿠라를 지바롯데 마린스와의 ‘한-일 클럽챔피언십’에 선발 등판시킨다고 통보했다. 대만 슝디와의 ‘한국-대만 클럽챔피언십’ 2차전에서 7이닝 6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한 카도쿠라의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의도다.
일본무대에서 카도쿠라는 환희와 좌절을 함께 맛봤다. 1996년 드래프트 2순위로 주니치 드래곤즈 유니폼을 입은 카도쿠라는 데뷔 이후 큰 활약을 보이지 못하다가 새롭게 요코하마로 이적한 이듬해인 2005년, 11승 8패 방어율 3.37을 기록. 센트럴리그 탈삼진왕(177개)에 오르며 전성기를 누렸다.
실력을 인정받고 일본 최고 인기 팀인 요미우리로 이적했으나, 2년 동안 제대로 된 활약을 하지 못했다. 이후 미국진출을 시도하며 시카고 컵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으나 시범경기 종료와 더불어 방출되며 야구인생의 위기를 맞았다.
이런 카도쿠라를 구원해준 은인이 바로 김성근 감독이다. 193cm, 90kg의 좋은 체격 조건을 가지고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위력적인 직구와 포크볼을 가지고 있다는 장점이 김 감독의 결정을 이끌어 낸 것이다.
하지만 일본과는 달리 오랜 이동시간으로 인한 체력의 한계를 느끼며 쉽게 한국야구에 적응하지 못했고 컨트롤이 불안해 기복이 심하다는 단점이 상대팀에게 노출되면서 2009년 8승 4패(방어율 5.00)로 성적은 그리 좋지 못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김성근 감독과 가토 투수코치의 지도로 카도쿠라는 제2의 야구인생을 피웠다. 포수 박경완과의 노련한 볼배합과 장기인 포크볼이 먹히기 시작하며 14승 7패(방어율 3.22)로 SK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는데 큰 공헌을 했다. 탈삼진도 143개를 기록하며 류현진 등에 이어 4위로 탈삼진 메이커로서의 위상을 실감케 했다.
카도쿠라는 1973년생으로 올해 38살이다. 야구만 생각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니다. 카도쿠라는 야구인생의 마무리를 고국이자 가족이 있는 일본에서 활약하고 싶다는 뜻을 비치기도 했다.
지바롯데와의 경기에서 카도쿠라가 김성근 감독의 뜻에 부응하며 한국야구의 존재가치를 알리고 일본으로 돌아가는 발판을 마련할지 토요일 오후가 기다려진다.
김성영 기자 / cable@onst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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