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 이형주 기자 = 모든 것에서 밀린 경기였다.
황선홍(53)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12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파흐타코르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일본과의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0-3으로 패배했다. 이로 인해 4강 진출이 좌절됐다.
예고된 참사였다. 조별리그부터 다른 팀에 쩔쩔매며 어려운 경기를 펼치던 우리였다. 한일전이라는 타이틀과 토너먼트 이후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는 이날 완전히 무너졌다.
우리 대표팀은 현재 연기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목표로 하는 팀이다. 이 대회에 나설 23세 이하의 선수들이 주축이다. 반면 일본은 2024년 파리 올림픽을 목표로 팀을 키우는 중이다. 21세 이하 선수들이 주축이다. 연령별 대표에서 한 살, 한 살이 갖는 차이를 생각한다면 이번 참사는 더 뼈아프게 다가올 수 밖에 없다.
황선홍 감독의 전술 역시 참사를 초래한 원인 중 하나였다. 소속팀 대구 FC에서 측면 윙포워드로 활용되는 고재현(23)이 수비형 미드필더를 봤다. 공격적인 능력이 특출난 이강인(21), 홍현석(22)까지 3명의 공격에 강점이 있는 미드필더가 수비적 임무도 필요한 미드필더진을 구성했다. 비효율의 극치였다. 더구나 황선홍호는 미드필더 구성 뿐아니라 재능 있는 선수들로 롱볼 축구에 의존하면서 전술적 한계를 노출했다. 포항스틸러스 시절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던 황선홍 감독이지만 이날은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선수들이 보여준 경기력 역시 기대 이하였다. 황선홍 감독이 펼친 전술적 제약을 안았다고 한들 2살 많은 일본을 상대로 완전히 밀렸다. 소속팀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재능들이지만 이날만큼은 실력도 없었다.
마지막으로 결기도 없었다. 우리 선수들은 한일전이라는 의미를 알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두 번째 실점 장면만 봐도 민성준(22) 골키퍼의 선방 이후 우리 선수단은 공을 바라보기만 했다. 일본을 상대로 온 몸을 던져서라도 실점을 막겠다는 투지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감독 전술도, 실력도, 결기도 없었던 경기였다.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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