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STN스포츠] 박재호 기자 = 손흥민(29)은 겸손의 아이콘이다. 그의 겸손은 끝이 없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하나은행 초청 국가대표팀 친선전' 칠레와의 경기에서 황희찬과 손흥민의 골로 2-0으로 승리했다.
이날 손흥민의 골은 어느 때보다 특별했다.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출전) 가입을 자축하는 득점이었기 때문이다. 1-0으로 앞선 경기 막판 환상적인 오른발 프리킥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장의 4만 관중은 뜨거운 환호성을 질렀다.
경기 후 손흥민의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약 8분 남짓한 시간에 손흥민의 겸손 어록이 쏟아졌다.
◇ “내 골보다 선수들이 잘 해줬다”
100경기 출전에서 골을 터트린 소감을 묻자 손흥민은 “사실 제가 골을 넣은 것보다 선수들이 잘 해줘서 고맙다”라고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100번째 경기인만큼 지면 마음이 불편할 뻔했는데 이겨서 기쁘다”라고 자신의 기록보다 승리를 먼저 생각하는 모습을 보였다.
◇ “차범근 감독님과 비교당해 죄송해...제가 감히!”
손흥민은 지난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23골을 넣으며 차범근 전 감독이 가지고 있던 유럽 리그 한 시즌 최다골 기록을 넘어섰다.
대표팀에서도 차범근 전 감독의 골 기록을 넘어설 수 있는지 묻자 “물 흐르듯 가다 보면 업적이 내 눈앞에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차범근 선생님과 비교당할 때마다 너무 죄송스럽다. 제가 그 업적을 감히 쫓아갈 수 있다는 게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 “저한테 집중견제 없어요”
매번 상대 팀의 집중 견제가 쏟아지는 것에 대한 생각을 묻자 “집중견제가 없던데?”라며 웃었다.
이어 동료들을 칭찬했다. 그는 “대표팀 선수들 중 엄청난 능력을 가진 친구들이 많은데 경기장에서 다 못 보여줘 마음이 아플 때가 있다. 황의조도 그렇고 정승현, 나상호, 김문환 등 친구들이 오늘 선발로 나서 팀이 단단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라고 뿌듯해했다.
◇ “제 축구화가 뭐라고 1600만원에 팔렸지”
지난 6일 '2022 KFA 풋볼 페스티벌' 선수 소장품 경매 행사에서 손흥민 선수의 축구화가 1600만원, 유니폼이 600만원에 낙찰됐다.
이에 대해 손흥민은 “아무것도 아닌 걸 경매로 낙찰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민망해했다. 이어 “낙찰받으신 분께 협회와 이야기해 따로 뭐라도 챙겨드리고 싶다. 너무나 큰돈이기 때문에 하나라도 더 챙겨드리고 싶은 마음이다. 아무것도 아닌 건데 사주셔서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STN스포츠=박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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