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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인터뷰] "30년 한국기록 깬다"…김유진 조용한 반란에 초집중

[st&인터뷰] "30년 한국기록 깬다"…김유진 조용한 반란에 초집중

  • 기자명 이상완 기자
  • 입력 2022.06.05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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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부터 경북 예천스타디움 육상경기장에서 진행 중인 '제50회 KBS배 전국육상경기대회' 여자 대학일반부에 출전해 1500m, 5000m를 우승하고 2관왕에 오른 김유진(26·경산시청). 올해 안에 한국기록을 경신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진|대한육상연맹
지난 2일부터 경북 예천스타디움 육상경기장에서 진행 중인 '제50회 KBS배 전국육상경기대회' 여자 대학일반부에 출전해 1500m, 5000m를 우승하고 2관왕에 오른 김유진(26·경산시청). 올해 안에 한국기록을 경신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진|대한육상연맹

 

[예천=STN스포츠] 이상완 기자 =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이 세계 최정상급 높이뛰기 스타로 떠오르면서 불모지였던 한국 육상계가 인기 종목으로 수직 상승하는 등 '르네상스 시대'를 열고 있다.

김국영(31·광주광역시청)으로 대변하는 단거리에서도 이규형(26·국군체육부대) 이준혁(21·한국체대) 비웨사다니엘가사마(19·안산시청) 박원진(19·속초시청) 등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와 달리 비교적 여론과 팬들의 관심에서 많이 벗어나 있지만 육상계가 조용히 주목하는 중‧장거리 선수가 있다.

지난 2일부터 경북 예천스타디움 육상경기장에서 진행 중인 '제50회 KBS배 전국육상경기대회' 여자 대학일반부에 출전해 1500m, 5000m를 우승하고 2관왕에 오른 김유진(26·경산시청)이다.

김유진은 대회 첫날(2일) 1500m에서 4분18초70으로 종전 대회기록(4분28초76)을 10년 만에 깼다. 이는 선수 기준 여자부 역대 랭킹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1500m에서 4분10초대에 진입한 것도 2002년 10월 10일 노유연(당시 간석중)이 작성한 4분15초91 이후로 20년만이다. 1980년대 여자 육상 스타 임춘애(5위·4분19초85)보다 위에 이름을 올렸다.

김유진은 3일 5000m에서도 15분58초61을 기록, 지난해 자신이 세운 대회기록(16분20초67)을 약 22초나 앞당겼다. 선수 기준 역대 랭킹 9위에 해당한다. 동일 대회에서 두 개의 대회 기록 경신과 개인최고기록(PB)을 수립한 것이다.

지난 2019년 6월 2019 홍콩INTER-CITY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 출전해 800m, 1500m 2관왕에 오른 김유진이 시상대 가장 위에 올라 메달을 목에 걸고 있다. 사진|김유진 제공
지난 2019년 6월 2019 홍콩INTER-CITY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 출전해 800m, 1500m 2관왕에 오른 김유진이 시상대 가장 위에 올라 메달을 목에 걸고 있다. 사진|김유진 제공

 

주종목을 마치고 휴식을 취하고 있는 김유진은 "전부터 기록을 세워보고자 했는데 시합을 뛰면서 몸이 올라와 기록을 단축할 수 있었다"라며 "훈련량을 줄이고 대회 일정을 조정하면서 체력을 보충한 것이 좋은 기록을 얻을 수 있었다"라고 덤덤히 말했다.

김유진은 경남 통영 배구 명문으로 꼽히는 유영초등학교에 입학해 3학년이 되던 해에 배구공을 잡아 운동과 인연을 맺었다. 졸업 때까지 배구선수를 꿈꿨지만, 또래에 비해 불리한 신체적 조건을 느끼고 일찍이 생각을 접었다.

운명은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바뀌었다. 마침 학교 육상부가 있었고 평소 운동을 즐겨하는 아버지의 권유로 육상에 입문했다. 

스스로 택한 길은 아니었지만 숙소 생활의 재미와 "달리기에 자신감이 있었다"던 김유진은 매력에 흠뻑 빠지면서 본격적으로 전념했다. 어린 시절부터 지칠 줄 모르는 체력에 입문 시기부터  800m, 1500m 등 중장거리 종목을 주종목으로 택했다.

거제제일고등학교를 거쳐 한국국제대학교 특수교육학과에 입학해 공부하면서 한때 특수체육교사로 진로를 바꿀 생각도 했었던 김유진은 경산시청에 입단한 것이 큰 전환기가 됐다.

김유진은 늘 중위권 기록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실업 1년 차(2019년) 때 홍콩 국제 대회에 나가 800m와 1500m를 제패하면서 "나도 할 수 있겠다"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이후 장거리 에이스 임예진(27·충주시청)과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출전 대회마다 입상권 성적을 냈고 마침내 지난해 6월 KBS배에서는 5000m 대회 기록을 경신하면서 '전성기'를 맞았다.

평소 차분하고 성실한 성격으로 정평이 나 있는 김유진은 지난 4월 전북 익산에서 열린 전국실업선수권 5000m(16분16초71)와 대구 전국종별선수권 1500m(4분21초08) 등 포함해 올해 공식 대회 네 번 출전해서 4개의 대회 기록을 새롭게 작성하는 등 한국기록을 깰 적임자로 떠올랐다.

한국 육상 장거리 에이스 김유진(우측) 선수와 김태환 경산시청 감독(가운데). 사진|김유진 제공
한국 육상 장거리 에이스 김유진(우측) 선수와 김태환 경산시청 감독(가운데). 사진|김유진 제공

 

"제가 목표한 기록만 뛰어야겠다는 생각뿐이어서 기록을 찾아보지는 않았지만 스스로 기특하다"라며 수줍게 웃음을 터트린 김유진은 "1500m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나가고 싶어서 기록 단축에 노력을 많이 했다. 앞으로 더 좋은 기록을 단축할 수 있기 때문에 자신감이 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육상계에서는 올해 안에 1500m, 5000m 모두 한국 최고기록을 세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장거리 종목 특성상 김유진과 대등한 기록을 가진 국내 선수가 없는 탓에 국내 대회보다는 국제 대회에서 기록 단축이 가능하다는 시선이다.

김유진의 소속팀 김태환 경산시청 감독은 "연습 때는 이미 한국기록을 능가하고 있어 충분하다. 코로나 때문에 일본 대회가 개최될지는 모르겠지만 상황을 보고 출전할 계획"이라며 "(김)유진이는 달릴 때 팔 동작은 좋지 않지만, 지구력이 좋고 하체 자세가 매우 부드럽기 때문에 지금 같은 추세라면 1500m, 5000m 한국 기록도 가능하리라 본다"라고 강조했다.

선수 기준 여자부 1500m 한국기록은 지난 1992년 9월 15일 이미경(당시 유봉여고)이 수립한 4분14초18로, 30년 동안 봉인되어 있다. 5000m는 현재 삼성전자 소속 김도연(29)이 2017년 7월 13일 작성한 15분34초17이다.

김유진은 오는 22일 정선에서 열리는 전국선수권대회와 강원 고성 전국실업대회를 뛰고 7월 중순 일본 홋카이도에서 열리는 챌린저 대회에 출전해 한국기록에 도전할 계획이다.

김유진은 "1500m는 1차 목표로 부별 기록(4분21초10)을 깨는 거고 2차 목표는 한국기록(4분14초18)이다. 5000m는 한국기록(15분34초17)을 꼭 올해 안에 세워보겠다"라고 다짐했다.

STN스포츠=이상완 기자

bolante0207@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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