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손흥민(30·토트넘)의 시대가 도래했다. 아시아인 선수 최초로 유럽 빅리그 '골든 부트(Golden Boot)'를 손에 넣은 손흥민. 역사의 순간은 되돌아볼 때 가치가 있는 법. '손세이션(SON+sensation)'이 된 이유를 시리즈로 살펴본다. [편집자 주]
[STN스포츠] 최병진 기자 = [손세이션①] 기록 타임머신: '+18'이 만든 미친 결정력
득점왕은 당연히 해당 선수의 결정력이 뛰어나다는 걸 의미한다. 22골을 기록한 손흥민은 단연 최고의 결정력을 자랑했다. 공동 득점왕을 차지한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FC)가 페널티킥(PK)으로 5골을 추가한 반면, 손흥민은 PK 득점 없이 순수 20골 이상을 기록했다.
이를 가능하게 했던 건 지난 시즌에 비해 월등히 좋아진 '페널티 박스 안'에서의 슈팅 기록이다. 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손흥민은 이번 시즌 총 86개의 슈팅을, 지난 시즌에는 68개를 기록했다. 페널티 박스 밖에서는 24개로 슈팅 횟수가 동일했지만 페널티 박스 안에서는 이번 시즌 62개, 지난 시즌 44개로 차이가 있었다.
즉, 지난해에 비해 18번이나 페널티 박스 안에서 득점을 노렸다는 뜻이다. 이는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전술을 보여주는 기록이다. 헤리 케인이 '9.5번' 역할로 연계에 집중할 때 손흥민은 뒷공간으로 침투한다. 전방으로 적극적으로 움직임을 가져가며 자연스레 박스 안에서의 기회도 늘어났다.
그 결과 23골 중 82%인 19골을 페널티 박스 안에서 터트렸고 4골을 페널티 박스 밖에서 기록했다.
박스 안에서 결정력을 발휘할 때 양발 능력이 더욱 빛났다. 손흥민은 박스 안 19골 중 9골을 오른발로, 10골을 왼발로 성공시켰다. 오른발 왼발 가리지 않는 장기가 박스 안에서도 발현되며 득점력이 향상됐다. 여기에 방심하면 터지는 감아차기 중거리슛까지. 수비 입장에서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손흥민은 그동안 좁은 공간에서의 움직임을 약점으로 평가받았다. 토트넘에 처음 입성했을 때도 '오프더볼' 움직임과 연계 플레이에 대한 문제를 노출했다. 하지만 이것 또한 이겨내고 득점왕에 등극했다.
STN스포츠=최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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