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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주의 라리가 사군툼] 로페테기가 이끄는 세비야發 고평릉 사변

[이형주의 라리가 사군툼] 로페테기가 이끄는 세비야發 고평릉 사변

  • 기자명 이형주 기자
  • 입력 2022.01.04 16:38
  • 수정 2022.01.09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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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비야 FC 훌렌 로페테기 감독. 사진|뉴시스/AP
세비야 FC 훌렌 로페테기 감독. 사진|뉴시스/AP

[STN스포츠] 이형주 기자 = 라리가 담론이 펼쳐진다. 

기원전 219년 명장 한니발이 스페인의 사군툼(현 사군토)을 공략하며 제2차 포에니 전쟁이 시작된다. 이는 세계 역사에 큰 영향을 주게 된다. 사군툼 교전의 그 순간처럼 STN스포츠가 연재물로 중요한 라리가 담론을 전한다.

카르타헤나 박물관의 포에니 전쟁 진행도. 노란 원 안이 사군툼. 사진|이형주 기자(스페인 카르타헤나/포에니 성벽 박물관)
카르타헤나 박물관의 포에니 전쟁 진행도. 노란 원 안이 사군툼. 사진|이형주 기자(스페인 카르타헤나/포에니 성벽 박물관)

-[이형주의 라리가 사군툼], 289번째 이야기: 로페테기가 이끄는 세비야發 고평릉 사변

훌렌 로페테기(55) 감독이 이끄는 세비야 FC發 고평릉 사변이 진행 중이다. 

세비야는 4일(한국시간) 스페인 안달루시아지방 카디스주의 카디스에 위치한 누에보 미란디야에서 열린 2021/22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19라운드 카디스 CF와의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세비야는 리그 2경기 만에 승리했고 카디스는 리그 6경기 연속 승리에 실패했다. 

중국 삼국시대를 다룬 드라마 <대군사 사마의>에서 주인공 사마의는 고평릉 사변이라는 정변을 앞두고 "내 평생 남의 칼로 살아왔지만 이제는 칼자루를 쥘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간 다른 권력의 도구였다면, 이제는 자신이 주체가 돼 칼을 휘두르겠다는 선포였다. 이 정변은 성공했고 사마의는 덕분에 권력을 온전히 손에 넣게 된다.

세비야의 모습 역시 다르지 않다. 세비야는 그간 ‘거상 클럽’이라는 이름 아래 값싼 선수를 데려와 키우고, 비싼 값에 파는 모습을 반복했다. 때문에 다른 대회는 몰라도 리그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우승에 도전할만한 스쿼드를 구축했으며, 올 시즌에는 그 스쿼드를 지키며 우승 도전을 하고 있다. 

올 시즌 우승 후보 중 한 팀인 세비야. 사진|라리가 사무국 제공
올 시즌 우승 후보 중 한 팀인 세비야. 사진|라리가 사무국 제공

올 시즌 세비야는 명백한 우승 후보 중 한 팀이다. 4일 현재 세비야는 2위를 달리고 있으며, 1위 레알 마드리드보다 한 경기 덜 치른 상황에서 승점 5점 차다. 세비야가 그 경기를 이기고, 또 한 경기를 더 이기면 레알의 성적에 따라 1위에 등극할 수도 있는 성적이다. 

스쿼드를 구성한 몬치 단장이나, 각자의 위치에서 제 몫을 해주는 선수들의 공헌이 훌륭하다. 하지만 역시나 로페테기 감독의 공헌을 간과할 수가 없다. 

이번 카디스전 역시 로페테기 감독의 역량이 발휘된 한판이었다. 현재 세비야는 부상 및 코로나19 등으로 전문 공격수가 전무한 상태다. 이에 로페테기 감독은 기존의 4-3-3을 잠시 버리고, 3-5-2로 나섰다. 알레한드로 고메스와 이반 로메로 두 기민한 공격형 미드필더를 통해 공격을 전개했다. 

세비야는 로페테기 감독의 전술 하에서 상대 공격을 잘 막아내는 한편 후반 13분 루카스 오캄포스의 천금골을 더해 승리를 거뒀다. 세비야 팬들은 환호했고, 그들의 우승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실제로 같은 날 축구 통계 사이트 <옵타>에 따르면 세비야는 전반기에 해당하는 19라운드까지 승점 41점을 수확했는데, 이는 2016/17시즌 호르헤 삼파올리 하 세비야(승점 41점) 바로 다음으로 클럽 역사상 최고 승점이다. 삼파올리호 세비야는 특유의 압박 축구로 전 유럽의 주목을 받았지만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 양강이 건재해 우승에 실패했다. 하지만 현재 레알과 바르사는 그 때보다 굳건한 모습이 아니라 우승 도전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평가다. 실제로 앞서 언급됐듯 레알과 승점 차는 적고, 바르사에는 오히려 앞서 있다. 

현재 세비야의 순항을 이끌고 있는 로페테기 감독은 최근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2018년 스페인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월드컵을 앞두고 레알 마드리드와 미리 몰래 접촉해 경질됐던 그다. 이후 레알에서도 만족스럽지 않은 모습을 보이며 커리어 최대 위기를 맞았던 로페테기 감독은 2019년부터 세비야에서 다시 나래를 펴고 있다. 

지난 27일 세비야vs바르사전 이후 로페테기 감독에게 안기는 세르지오 부스케츠(좌측)와 조르디 알바(우측). 사진|스페인 언론 모비스타
지난 27일 세비야vs바르사전 이후 로페테기 감독에게 안기는 세르지오 부스케츠(좌측)와 조르디 알바(우측). 사진|스페인 언론 모비스타

로페테기 감독은 스페인 대표팀 감독 시절이나, 레알 마드리드 감독 시절 선수들에게 인망을 산 지도자로 정평이 난 바 있다. 이번 세비야에서도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또 지난 FC 바르셀로나 경기 후 세르지오 부스케츠와 조르디 알바가 로페테기 감독에게 와 포옹을 하는 등 여전히 스페인 축구계에서 높은 인망을 자랑하고 있다. 높은 인망은 선수들의 존경을 받는 지도자라는 증거고, 이는 팀의 잠재력을 더욱더 끌어낼 수 있게 한다. 

이번 카디스전 전술 변화에서 알 수 있듯 전술적 역량도 날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4-3-3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하되, 4-2-3-1, 3-5-2 등 팔색조 같은 변화로 세비야의 고공행진을 이끌고 있다. 

로페테기 감독이 이끄는 세비야발 고평릉 사변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 칼을 휘두른 뒤 권력을 장악한 사마의처럼, 본격적인 우승 도전에 나선 시즌에 대권을 장악할 수 있을까. 앞으로 세비야의 경기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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