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 이형주 기자 = 랄프 랑닉(63)이 호성적을 거둘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사람들을 대하는 품격은 빛났다.
랑닉 감독이 지난 29일(한국시간) 잔여 시즌을 지휘하고 이후 2년 고문역을 맡는 조건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행을 확정했다. 이후 워크 퍼밋(노동 허가)를 받는데 시간이 소요됐다. 해당 절차를 완료한 그는 3일 공식 기자회견을 가졌다. 취임 기자회견이자, 크리스탈 팰리스전 대비 기자회견이었다.
이날 기자회견은 현지시간 기준으로 오전 9시에 개최됐다. 일반적으로 기자회견은 오후 2시 전후로 개최되는데 아주 이례적으로 빠른 시간에 개최된 것이다.
이유가 있었다. 바로 일요일 팰리스전이 있기에 랑닉 감독에게 주어진 시간이 촉박했다. 보통은 기자회견을 하는 그 시간에 첫 훈련 세션을 진행할 수 밖에 없었고, 부득이 하게 기자회견을 당기게 됐다.
랑닉 감독은 기자회견전 모두 발언으로 이를 친절히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사실 신임 감독 기자회견이라 관심이 집중돼 시간은 큰 의미가 없었을 수도 있지만, 귀한 시간을 내준 기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한 것이다.
같은 날 맨유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랑닉 감독은 “안녕하세요? 가장 먼저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려 제 커리어 중 이렇게 이른 시간에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처음입니다”라며 운을 뗐다.
이어 “제가 이렇게 이른 시간에 기자회견을 진행하게 된 것은 일요일에 바로 경기를 앞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기 전 제게 단 한 번의 훈련 세션 밖에 허락되지 않고, 이를 위해서는 (이른 시간인) 9시에 기자회견을 하는 것을 빼고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습니다. 이 이른 시간에도 찾아와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라고 말했다.
랑닉 감독은 “다가오는 며칠, 몇 주, 몇 달이 아주 많이 기대가 됩니다. 더불어 기자 분들과 함께 소통해 나가는 것도 기대가 되고요.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이 이른 시간에 귀중한 시간을 함께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라고 덧붙였다.
어떤 사안이 벌어진 것에 대한 이유를 솔직히 말하고, 양해를 구하며, 감사를 전하는 일. 랑닉은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당분간은 언론의 좋은 시선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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