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 이형주 기자 = 라리가 담론이 펼쳐진다.
기원전 219년 명장 한니발이 스페인의 사군툼(현 사군토)을 공략하며 제2차 포에니 전쟁이 시작된다. 이는 세계 역사에 큰 영향을 주게 된다. 사군툼 교전의 그 순간처럼 STN스포츠가 연재물로 중요한 라리가 담론을 전한다.
-[이형주의 라리가 사군툼], 241번째 이야기: ‘발목 파열’ 그라나다 아리아스, 소년 같은 웃음을 되찾기까지
산티아고 아리아스(29)가 소년 같은 웃음을 되찾았다.
그라나다 CF는 4일(한국시간) 스페인 안달루시아지방 그라나다주의 그라나다에 위치한 누에보 로스 카르메네스에서 열린 2021/22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16라운드 데포르티보 알라베스와의 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그라나다는 리그 4경기 만에 승리했고 알라베스는 리그 3경기 연속 승리에 실패했다.
그라나다와 알라베스는 양 팀이 보여준 초반 어려운 흐름을 고려할 때 잔류를 놓고 싸울 직접적 경쟁팀이라고 볼 수 있다. 라리가는 승점 동률 시 승자승을 본다. 순위 경쟁팀을 잡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때문에 두 팀 모두에 이날 경기는 간절히 잡아야 하는 경기였다.
그라나다 입장에서 상황은 매우 좋지 않았다.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이 퇴장 징계로 이날 경기까지 터치라인 지휘가 불가능했다. 여기에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제대로 된 전력을 꾸리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라나다는 전반 13분 안토니오 푸에르타스의 선제골로 앞서나갔지만, 후반 35분 루이스 아브람의 자책골로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그라나다 홈에서 열리는 경기이기에 무승부는 그들에게 더 손해인 상황. 하지만 영웅 아리아스가 나타났다.
아리아스는 후반 40분 공격에 가담한 뒤 상대 골문 앞에서 집중력을 유지하다 혼전 상황에서 골을 넣었다. 교체 투입 6분 만에 만든 골로 그라나다는 덕분에 천금승을 거뒀다. 승리를 만든 아리아스는 약 1년 만에 소년 같은 미소를 보여줬다.
아리아스는 1992년생의 콜롬비아 라이트백이다. 볼 다루는 기술이 훌륭할 뿐이라 수비도 잘 한다. 최고 좋았던 시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서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의 중용을 받기도 했다.
아리아스는 2020년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위해 바이어 04 레버쿠젠으로 임대를 떠나게 됐다. 그런데 그의 레버쿠젠 생활은 단 1경기로 막을 내리고 말았다. 안타까운 부상 때문이었다. 아리아스는 2020년 10월 베네수엘라와의 월드컵 남미 예선 중 발목이 완전히 골절되는 부상을 안았다. 당시 하메스 로드리게스를 비롯 팀 동료들이 발목이 뒤틀려 있는 광경에 얼굴을 감싸며 아파하고 놀란 바 있다.
아리아스는 그 부상 이후 포기 하지 않고 재활에 매진했다. 몸상태를 다시 만든 그는 재기를 위해 올 시즌 그라나다로 다시 임대를 떠났다. 그라나다서 아리아스는 점차 출전 시간을 늘려가며 팀의 일익으로 활약하고 있고, 이날 승리까지 만든 것이다.
같은 날 아리아스는 스페인 언론 <모비스타>와의 인터뷰에서 “팀에 매우 좋은 승리인 것 같습니다. 우리 팀은 현재의 이 모습을 이어나가길 원해요. 끝까지 싸웠고 중요한 승점 3점을 가져왔습니다”라며 운을 뗐다.
이어 “심각한 부상 이후 복귀하고자 열심히 노력을 했습니다. 그라나다 모레노 감독님과 코칭 스태프 분들, 팀 동료들이 저를 믿어주고 도와주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아리아스는 자신의 힘든 모습을 지켜보고 응원해줬던 ‘아픈 손가락’ 가족들과 팬들도 언급했다. 아리아스는 “이 승리를 가족들과 팬들에게 바칩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덧붙였다.
경기를 같이 뛰다 그 장면을 본 동료들이 괴로워할 정도로 끔찍한 부상을 입었던 아리아스였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결국 다시 경기장 위에 섰다. 또 맹활약을 펼친 뒤 환한 웃음을 보여줬다.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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