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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 경기 본 이형주 기자-일일E⑰] ‘기어 세컨드’ 첼시

[수백 경기 본 이형주 기자-일일E⑰] ‘기어 세컨드’ 첼시

  • 기자명 이형주 기자
  • 입력 2021.07.17 23:59
  • 수정 2021.08.05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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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 FC 공격형 미드필더 메이슨 마운트. 사진|뉴시스/AP
첼시 FC 공격형 미드필더 메이슨 마운트. 사진|뉴시스/AP

[STN스포츠(런던)영국=이형주 기자]

일요일 일요일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다!

2020/21시즌 EPL은 연일 수준 높은 경기를 양산했다.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순위 경쟁이 펼쳐졌다. 세계 최고의 자본과 관심이 쏟아지는 리그다웠다. 이에 EPL 20개 팀의 수백 경기를 지켜본 이형주 기자가 [이형주의 유럽레터] 속 일일E(일요일 일요일은 EPL이다!) 특집으로 매 일요일에 되돌아본다.

더불어 진행되는 금금세(금요일 금요일은 세리에다!), 토토라(토요일 토요일은 라리가다!)도 기대해주시길 부탁드리면서, 독자 분들께 해외축구에 대한 제 진심이 전해질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결과는 없을 것이다.

금요일 시리즈 - [세리에 20개팀 결산-금금세⑰] '최악의 감독' 유벤투스
토요일 시리즈 - [라리가 20개팀 결산-토토라⑰] 세비야, 칼자루를 쥐다
일요일 시리즈 - [EPL 20개팀 결산-일일E⑰] ‘기어 세컨드’ 첼시

◇[수백 경기 본 이형주 기자-일일E①] 셰필드, 총체적 난국
◇[수백 경기 본 이형주 기자-일일E②] 빅샘의 마법도 듣지 않았던 WBA
◇[수백 경기 본 이형주 기자-일일E③] '주동형 축구' 풀럼, 약했던 토양
◇[수백 경기 본 이형주 기자-일일E④] 번리, 롱볼 아웃라이어
◇[수백 경기 본 이형주 기자-일일E⑤] 브라이튼, 축구는 골의 스포츠
◇[수백 경기 본 이형주 기자-일일E⑥] ‘롤러코스터’ 사우스햄튼
◇[수백 경기 본 이형주 기자-일일E⑦] 팰리스, 백전노장과 겁 없는 청년들
◇[수백 경기 본 이형주 기자-일일E⑧] 울버햄튼, 줄부상과 플랜 B 부재
◇[수백 경기 본 이형주 기자-일일E⑨] 뉴캐슬, 폭우 후 무지개
◇[수백 경기 본 이형주 기자-일일E⑩] '잉글랜드' 빌라
◇[수백 경기 본 이형주 기자-일일E⑪] '런 데빌 런' 에버튼
◇[수백 경기 본 이형주 기자-일일E⑫] 'MOT' 리즈
◇[수백 경기 본 이형주 기자-일일E⑬] 아스널, 개와 늑대의 시간
◇[수백 경기 본 이형주 기자-일일E⑭] 동월륜(同月輪), 토트넘
◇[수백 경기 본 이형주 기자-일일E⑮] '뉴엄의 봄' 웨스트햄
◇[수백 경기 본 이형주 기자-일일E⑯] ‘The Slip’ 레스터
◇[수백 경기 본 이형주 기자-일일E⑰] ‘기어 세컨드’ 첼시

첼시 FC 토마스 투헬 감독. 사진|뉴시스/AP
첼시 FC 토마스 투헬 감독. 사진|뉴시스/AP

-첼시 FC (38전 19승 10무 9패) <4위>

기어 변속이 신의 한 수였다. 

운전을 할 때 상황마다 기어를 바꿔야 한다. 중립 기어로 시작을 하고 상황에 따라 주행 기어, 후진 기어 등으로 바꾼다. 수동 기어를 쓰는 차의 경우 기어 변속의 순간이 더 다양해서 속도에 따라, 언덕이 나올 때 등 상황에 따라 기어를 변경해줘야 한다. 

장애물이 나왔을 때 기어를 변경한 뒤 달려나가는 자동차처럼, 시즌 중반 위기를 맞았지만 감독을 바꿔 승승장구한 클럽이 있다. 바로 첼시다. 

2019/20시즌 프랭크 램파드 감독과 첼시 선수들이 만든 업적은 그야말로 영화 같았다. 클럽 최고 레전드 중 한 명인 램파드는 더비 카운티를 견실히 이끌며 차세대 명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중이었다. 

프랭크 램파드. 사진|이형주 기자(스페인 발렌시아/메스타야)
프랭크 램파드. 사진|이형주 기자(스페인 발렌시아/메스타야)

첼시는 당시 징계로 한 시즌 동안 영입 금지 판정을 받았던 때였다. 첼시가 램파드 감독에게 SOS를 청했고, 램파드 감독은 ‘첼시’라 이를 수락했다. 램파드 감독은 영입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메이슨 마운트, 리스 제임스, 피카요 토모리, 타미 에이브러햄 등 유스 선수들을 적극 기용하며 4위 안에 들었다. 이를 통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획득했다. 영웅이 다시 영웅이 된 영화 그 자체였다. 

첼시는 힘든 시기를 버티게 해준 램파드 감독에게 영입 금지가 풀리게 되자 막대한 투자를 해줬다. 이미 직전 시즌 중 합류가 확정됐던 윙포워드 하킴 지예흐, 스트라이커 티모 베르너가 등록됐다. 

첼시 센터백 티아구 실바. 사진|뉴시스/AP
첼시 센터백 티아구 실바. 사진|뉴시스/AP

램파드 감독이 간절히 원했던 레프트백 벤 칠웰이 첼시로 왔다. FA로 합류한 베테랑 센터백 티아구 실바에 분데스리가가 자랑하던 재능 카이 하베르츠를 데려오며 정점을 찍었다. 시즌을 진행하다 골키퍼 불안이 지속돼자 에두아르 멘디도 사줬다. 이 때까지만 해도 램파드 감독은 이 투자가 오히려 자신을 옥죄게 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이전 시즌부터 다져온 조직력이 있었다. 답답한 경기를 펼치기는 했지만 집중력을 보이며 결과를 가져왔다. 신입생들의 적응이 늦고, 결과만큼 경기력이 따라주지 않았지만 이 때까지는 그럴 수 있다는 정도의 수준이었다. 

첼시는 11라운드 리즈 유나이티드전에서 3-1 승리를 거뒀다. 이를 통해 리그 1위로 올라섰다. 선수로 팀의 우승을 견인했던 램파드가 감독으로도 이를 이뤄낼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긍정적 해석들이 가득했던 순간이었다. 

하지만 12월 초 열린 12라운드 에버튼 FC전을 필두로 첼시는 수직하강을 했다. 그간 꾸역꾸역 좋지 않은 경기력이라는 수로가 결국에는 나쁜 성적으로 터져버린 것이다. 

둘 다 문제가 있었지만 램파드호 첼시는 수비보다 공격 쪽의 문제를 더 노출했다. 답답한 공격, 생기 없는 공격만 펼치다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첼시 공격수 티모 베르너. 사진|뉴시스/AP
첼시 공격수 티모 베르너. 사진|뉴시스/AP

램파드 감독은 4-3-3 포메이션을 주 포메이션으로 사용했는데, 자신이 가진 선수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뒷공간 침투가 일품인 베르너를 원톱으로 기용돼 궂은일을 하는 스트라이커의 역할에만 갇혔다. 박스 근처에서 힘을 발휘하는 카이 하베르츠는 빌드업을 담당하는 미드필더로 썼다. 신입생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경기장 전체를 누빌 수 있는 은골로 캉테를 박스 앞 단순한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했다. 선수들이 진가를 보여줄 리가 만무했다. 

첼시는 마운트에게만 공격을 의존하게 됐다. 마운트가 이끄는 공격이 득점을 만들어내면 승리하지만, 그렇지 못하면 무승부를 거두거나 패배하는 흐름이 이어졌다. 램파드호 첼시는 압도적으로 후자의 모습을 자주 보였다. 

첼시는 12라운드 에버튼전부터 19라운드 8경기에서 2승 1무 5패의 처참한 성적을 거두며 추락했다. 이 때문에 4위권 밖으로 순위가 밀렸다. 팀은 여기에 안팎으로 흔들렸고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결단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아브라모비치 감독은 1월 말 램파드 감독을 경질했다. 첼시는 당시 이례적으로 경질 성명서를 길게 적었으며 램파드 감독에게 따뜻한 말로 감사를 전했다. 경질이 어려운 일이었던 로만 구단주가 얼마나 고민했는지, 또 램파드라는 사람에 대한 선수와 감독으로의 애정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첼시에 행운이었던 것은 램파드 감독을 경질한 그 시점에 최고의 매물이 나와있었다는 것이다. 투헬이 파리 생제르맹 FC를 이끌다 레오나르두 단장과의 마찰로 FA가 돼 있는 상황이었다. 협상은 일사천리로 진행됐고 투헬이 첼시 감독으로 부임하게 됐다. 

투헬 첼시 부임 첫 경기 라인업. 사진|이형주 기자 제작
투헬 첼시 부임 첫 경기 라인업. 사진|이형주 기자 제작

투헬 감독은 첼시 선수단을 면밀히 관찰한 뒤 3-4-3 포메이션으로 주 포메이션을 변경했다. 해당 포메이션이 현재 자신이 가진 선수들을 더 잘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포메이션 변화보다 중요했던 것은 선수들을 개개인을 살려줬다는 것.

이는 2가지 방법을 통해서였는데 하나는 선수들이 최고의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는 포지션에 그들을 놨다는 것이고 둘째는 최적의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믿음을 줬다는 것이다. 

투헬 감독은 자신의 3-4-3 포메이션에서 왕성한 움직임이 장점인 베르너를 원톱 스트라이커에서 윙포워드로 내렸다. 그 자리는 박스 근처서 위용을 발휘하는 하베르츠를 제로톱으로 올려썼다. 캉테는 조르지뉴 혹은 마테오 코바치치와 두 명의 미드필더를 두게 한 뒤 프리롤을 줬다. 자유를 얻은 캉테는 무쌍난무를 찍으며 경기들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첼시 미드필더 은골로 캉테. 사진|뉴시스/AP
첼시 미드필더 은골로 캉테. 사진|뉴시스/AP

투헬 감독은 부임 후 리그 10경기를 5승 5무로 무패 행진을 질주하며 팀을 반등시켰다. UCL에서 계속해서 상위라운드로 진출하는 업적을 동시에 만들며 세운 성과였다. 

투헬호 첼시는 30라운드 웨스트 브롬위치 알비온전에서 2-5 대패의 쓴맛을 봤지만 이후 5경기에서 다시 4승 1무로 순항했다. 

첼시는 5월 초 투헬 부임 이래 최고의 위기를 맞았다. 5월 12일 아스널 FC전에서 패하며 4위 수성이 위태로워졌고, 힘겹게 올라간 FA컵 결승전에서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첼시의 4위 경쟁은 최종 라운드인 38라운드까지 흘렀다. 첼시는 이미 중위권 순위가 예정된 빌라를 맞아 좋지 않은 경기력 속 1-2 충격패를 당했다. 하지만 그간 쌓은 승점에 4위 경쟁팀인 레스터 역시 미끄러지며 4위를 기록, 차기 시즌 UCL행을 확정했다. 

첼시는 힘겨웠지만 4위를 확보하며 심적 안정을 가진 상태로 UCL 결승에 임할 수 있게 됐다. 4위 안에 들지 못했다면 UCL행은 오직 우승을 달성해야만 가능했고, 이 때문에 선수들의 부담감이 커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UCL 결승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린 직후의 카이 하베르츠. 사진|뉴시스/AP
UCL 결승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린 직후의 카이 하베르츠. 사진|뉴시스/AP

투헬 감독과 첼시는 UCL 결승전에서 탑독이라 평가받는 맨체스터 시티에 맞서 3-4-3 포메이션에서 진화된 5-2-3 포메이션을 가동하며 용맹히 맞섰다. 결국 전반 41분 터진 마운트의 패스에 이은 하베르츠의 골로 리드를 잡았고, 이후 단단한 수비로 이를 지켜 1-0으로 승리했다. 첼시는 이를 통해 UCL을 우승했다. 기어를 바꾼 그들이 빠른 속도를 내며 유럽 챔피언을 가리는 레이스를 1위로 통과하는 순간이었다. 중간에 기어를 변속한 첼시의 레이스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다.

◇올 시즌 최고의 선수 - 메이슨 마운트

램파드가 키운 제2의 램파드이자, 투헬이 더 성장시킨 유스 출신의 첼시 보석. 윙포워드, 메짤라를 가리지 않고 맹활약했다. 왕성한 활동량을 가져가는 하드워커에 탁월한 킥 능력까지 갖췄다. 첼시 팬들이 단순히 좋은 선수를 넘어 월드 클래스로 성장하길 기대하는 선수다. 

첼시 라이트 윙백 리스 제임스. 사진|뉴시스/AP
첼시 라이트 윙백 리스 제임스. 사진|뉴시스/AP

◇올 시즌 최우수 유망주(시즌 중 만 23세 이하) - 리스 제임스

첼시 유스가 배출한 또 하나의 보석. 부상으로 어려운 시기도 있었지만 결국 자신의 능력을 증명했다. 올 시즌 3백의 스토퍼와 윙백을 오가며 맹활약했다. 첼시 오른쪽의 핵심 선수 그 자체였다. 

◇시즌 최악의 경기 - 15R 아스널 FC전 (1대3 패)

이번 시즌 첼시는 30라운드 웨스트 브롬위치 알비온전에서 5실점을 하는 등 이 아스널전보다 더 많은 실점을 한 경기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날 경기만큼의 답답함을 선물한 경기는 없었다. 첼시는 최악의 폼을 보이고 있던 아스널에 완전히 무너지며 패배했다. 

첼시 홈구장 스탬포드 브릿지 현지 전경. 사진|이형주 기자(영국 런던/스탬포드 브릿지)
첼시 홈구장 스탬포드 브릿지 현지 전경. 사진|이형주 기자(영국 런던/스탬포드 브릿지)

◇시즌 최고의 경기 – 21R 번리 FC전 (2대0 승)

투헬 감독이 부임 두 경기만에 첫 승리를 신고한 경기었다. 유기적인 팀 플레이 속에서 상대가 자랑하는 롱볼 플레이도 힘을 잃었다. 첼시는 2-0 완승을 거뒀고, 이를 통해 대반격의 서막을 열게 된다. 

◇시즌 최고의 베스트11

첼시 FC (5-2-3): 에두아르 멘디, 벤 칠웰, 안토니오 뤼디거, 티아구 시우바, 세사르 아스필리쿠에타, 리스 제임스, 조르지뉴, 은골로 캉테, 티모 베르너, 메이슨 마운트, 카이 하베르츠 *감독: 토마스 투헬

사진=뉴시스/AP, 이형주 기자(영국 런던/스탬포드 브릿지)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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