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 경기 본 이형주 기자-금금세⑰] ‘최악의 감독’ 유벤투스
[수백 경기 본 이형주 기자-금금세⑰] ‘최악의 감독’ 유벤투스
  • 이형주 기자
  • 승인 2021.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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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벤투스 FC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사진|뉴시스/AP
유벤투스 FC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사진|뉴시스/AP

[STN스포츠(이탈리아/토리노)=이형주 기자]

금요일 금요일은 세리에다!

2020/21시즌 세리에 A는 연일 수준 높은 경기를 양산했다.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순위 경쟁이 펼쳐졌다. 화려한 전술과 매력 넘치는 감독들, 선수들이 있는 리그다웠다. 이에 세리에 20개 팀의 시즌을 [이형주의 유럽레터] 속 금금세(금요일 금요일은 세리에다!) 특집으로 매 금요일에 되돌아본다.

더불어 진행되는 토토라(토요일 토요일은 라리가다!), 일일E(일요일 일요일은 EPL이다!)도 기대해주시길 부탁드리면서, 독자 분들께 해외축구에 대한 제 진심이 전해질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결과는 없을 것이다.

금요일 시리즈 - [세리에 20개팀 결산-금금세⑰] '최악의 감독' 유벤투스
토요일 시리즈 - [라리가 20개팀 결산-토토라⑰] 세비야, 칼자루를 쥐다
일요일 시리즈 - [EPL 20개팀 결산-일일E⑰] '기어 세컨드' 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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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 경기 본 이형주 기자-금금세⑰] ‘최악의 감독’ 유벤투스

안드레아 피를로 감독. 사진|뉴시스/AP
안드레아 피를로 감독. 사진|뉴시스/AP

-유벤투스 FC (38전 23승 9무 6패) <4위>

최고의 선수가 최악의 감독이 됐다. 

유벤투스는 올 시즌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세리에 A에 참가했다. 그들은 단순히 직전 시즌 챔피언이었을 뿐 아니라, 9년 연속 세리에 A를 우승한 시대의 지배자였다. 그런 시대의 지배자가 한 명의 감독으로 인해 고꾸라졌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유벤투스는 마우리치오 사리와 결별하고 안드레아 피를로를 감독으로 선임했다. 선임 당시에는 최악의 결과로 귀결될 것이라고 보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피를로. 우리 시대 최고의 미드필더 중 한 명이다. 높은 축구 지능과 환상적인 패스, 성실한 움직임으로 어느 경기에서나 주인공이자, 관제탑 역할을 했던 선수다. 그는 AC 밀란의 전성기를 이끌었고, 선수 시절 막판에는 유벤투스로 합류해 자신의 클럽을 이탈리아의 왕으로 돌려놨다.

유벤투스 안드레아 아넬리 회장. 사진|뉴시스/AP
유벤투스 안드레아 아넬리 회장. 사진|뉴시스/AP

안드레아 아넬리 회장은 그런 그를 곧바로 감독에 앉혔다. 물론 지네딘 지단, 펩 과르디올라 등 명선수 출신의 감독들이 성공한 경우도 많다. 하지만 유벤투스 수뇌부가 간과한 것은 피를로는 앞의 감독들의 예와는 다르게 감독 경험이 전무했다는 것이다. 지단과 과르디올라의 경우 B팀 감독을 거치며 깎기고 다듬어져 A팀을 맡을 준비가 완료된 상황이었다. 이와 달리 피를로는 감독 경험이 전무했는데 이는 최악으로 연결됐다. 

피를로 감독은 부임 이래 사리호 4-3-3 유벤투스의 색을 지우고, 자신의 4-4-2 전술을 입했다. 피를로식 4-4-2는 해당 포메이션처럼 움직이다 3-5-2처럼도 움직이는 하이브리드형 포메이션이었다. 

하지만 피를로 감독의 하이브리드 4-4-2에는 반드시 수반돼야 할 체계도, 짜여져야할 조직성도 없었다. 그저 숫자 놀음 속 선수들은 제 각기 움직임을 가져가기 바빴고 유벤투스는 점차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유벤투스 안드레아 보누치. 사진|뉴시스/AP
유벤투스 안드레아 보누치. 사진|뉴시스/AP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피를로 감독이 받은 선수풀이 최고 수준이었다는 것이다. 단순히 하나의 예로 이번 1년 연기된 유로 2020에서 맹활약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조르조 키엘리니, 레오나르도 보누치 등이 포진해있었고, 코파 2021에서 맹활약한 후안 콰드라도 같은 선수도 있었다. 여기에 유로 MVP 수준이었던 페데리코 키에사를 영입해줬다. 아무리 양보해 최고 스쿼드가 아니라고 할지언정 우승 경쟁도 못할 스쿼드는 전혀 아니었다. 

유벤투스는 개막 후 첫 8경기를 3승 5무라는 이해할 수 없는 성적으로 마친다. 그들이 중위권팀이라면 훌륭한 성적이었지만, 유벤투스는 10년 집권을 목표로 우승에 도전하는 팀이었다. 2라운드 AS 로마전에서 아드리앙 라비오, 3라운드 FC 크로토네전에서 페데리코 키에사가 퇴장을 당하며 피를로 감독이 불운한 듯 했지만, 이내 감독 역량의 부족임이 드러나게 됐다.

유벤투스 풀백 다닐루. 사진|뉴시스/AP
유벤투스 풀백 다닐루. 사진|뉴시스/AP

유벤투스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알바로 모라타, 페데리코 키에사, 마테이스 데 리흐트, 후안 콰드라도, 다닐루 등 최정상급 선수들이 제 몫을 해주며 상위권은 유지했다. 물론 전술적 움직임에서 나온 승리는 거의 전무했고, 선수들이 개인 기량의 압도적 우위를 이용해 상대를 찍어 누르는 식이었다. 

패배할 때는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기도 했다. 14라운드 최악의 흐름이던 상대에 완패한 AFC 피오렌티나전 0-3 완패, 격차를 느꼈던 18라운드 인터 밀란전 0-2 패배, 최근 우승 경쟁을 벌였지만 승부처에는 이기던 SSC 나폴리에 진 22라운드 0-1 패배, 강등권이던 베네벤토 칼초에 당한 28라운드 0-1 패배 등 기록적인 패배들이 만들어졌다. 

28라운드 베네벤토전 0-1 패배 이후 DAZN을 통해 나온 “이렇게 하면 지기 마련이다”라는 인터뷰, 29라운드 토리노 FC전 2-2 무승부 이후 <스카이 스포츠 이탈리아>를 통해 나온 “뻔한 횡패스가 너무 많다”라는 인터뷰 등 방관자적 태도는 팬들의 가슴에 울화를 불러일으켰다. 

유벤투스는 5월 9일 열린 35라운드 AC 밀란전에서 0-3으로 완패하면서 올 시즌 메이저 대회 무관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 실패가 현실화되는 듯 했다. 

하지만 막판 스퍼트를 올렸다. 코파 이탈리아 우승으로 성과를 만들었고, 리그에서는 자신들의 선전에 경쟁팀들이 미끄러지면서 마지막 라운드에서 4위 안에 턱걸이했다. 이를 통해 UCL 진출권을 확보했다. 

막판 피를로 감독과 유벤투스가 성과를 냈으나 이는 최소한의 것이었다. 무분별한 내려치기도 안 되지만, 무분별한 올려치기도 안 된다. 유벤투스는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감독 시절 리그와 코파 이탈리아 4연 더블을 달성하던 팀이었다. 아무리 감독이 바뀌어도 리그 우승은 유지하던 팀이었지만 그런 팀을 피를로 감독이 코파 우승은 시켰을지언정 간신히 4위에 가는 팀으로 떨어뜨린 것이다. 

결국 유벤투스는 시즌 종료 후 피를로 감독을 경질했다. 보고도 믿을 수가 없는 최고의 지능적 플레이를 펼치던 명(明) 선수가, 최악의 모습을 보여주는 암(暗) 감독으로 추락한 것이다. 역설적인 일이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사진|뉴시스/AP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사진|뉴시스/AP

◇올 시즌 최고의 선수 -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리오넬 메시와 함께 여전히 축구계를 양분하고 있는 호날두다. 올 시즌 선수들의 재능 대비 팀 퍼포먼스가 최악인 상황에서도 29골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그는 삼수 끝에 세리에 A 득점왕도 거머쥐었는데 이를 통해 3대리그(EPL, 라리가, 세리에) 득점왕의 위업도 완성했다. 

유벤투스 윙어 페데리코 키에사. 사진|뉴시스/AP
유벤투스 윙어 페데리코 키에사. 사진|뉴시스/AP

◇올 시즌 최우수 유망주(시즌 중 만 23세 이하) - 페데리코 키에사

올 시즌 개인 기량으로 측면을 파괴한 키에사다. 피를로 감독 아래서 풀백에 버금가는 수비 부담을 지면서도 공을 쥐기만 하면 상대 측면을 붕괴시켰다. 날로 발전하는 선수로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는 선수다. 

◇시즌 최악의 경기 - 35R AC 밀란전 (0대3 패)

양 팀 모두 UCL을 위해 해당 경기를 반드시 잡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유벤투스는 피를로 감독의 무전술 속에 그야말로 상대에 압도당했다. 유벤투스는 0-3 완패로 거의 벼랑 끝에 몰린 상황까지 가게 됐다. 

유벤투스 FC 홈구장 알리안츠 스타디움 현지 전경. 사진|이형주 기자(이탈리아 토리노/알리안츠 스타디움)
유벤투스 FC 홈구장 알리안츠 스타디움 현지 전경. 사진|이형주 기자(이탈리아 토리노/알리안츠 스타디움)

◇시즌 최고의 경기 - 37R 인터 밀란전 (3대2 승)

경기 전 상대 인테르는 이미 우승을 확정지은 상황이었지만, 이날 유벤투스를 상대로 풀전력을 냈다. 유벤투스는 로드리고 벤탕쿠르의 퇴장으로 수적 열세를 안은 상황에서 후반 37분 동점까지 허용했다. 하지만 후반 40분 후안 콰드라도가 천금같은 페널티킥을 얻어낸 뒤 성공시키면서 짜릿한 3-2 승리를 거뒀다. 이는 UCL을 향한 발판이 됐다. 

◇시즌 최고의 베스트11

유벤투스 FC (4-4-2): 보이치에흐 슈제스니, 알렉스 산드루, 레오나르도 보누치, 마테이스 데 리흐트, 다닐루, 페데리코 키에사, 아드리앙 라비오, 웨스턴 맥케니, 후안 콰드라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알바로 모라타 *감독: 안드레아 피를로

사진=뉴시스/AP, 이형주 기자(이탈리아 토리노/알리안츠 스타디움)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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