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의 날카로운 시험이 끝났지만, 대표팀의 시험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지난 20일 호주전을 시작으로 24일 중국전까지 두 번의 경기에서 한국은 2번의 무실점과 무실점 그리고 무승부를 기록했다. 결과만 놓고 보면 ‘무’행진이었지만, 그 과정은 ‘무’가 아니라 ‘유’였다.
홍명보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한 정예 멤버를 물색 중이다. 홍명보 감독의 데뷔전이었던 호주와의 경기에서 선발로 나왔던 11명의 선수들 중에서 중국전 킥오프를 함께한 선수는 2명에 불과했다. 9명의 선수를 대거 바꾸며 거의 모든 선수들의 움직임을 면밀히 살펴봤다.
먼저 홍명보 감독의 주특기라고 할 수 있는 ‘수비라인 안정시키기’는 2번의 시험무대에서 모두 대체적으로 준수한 평가를 받았다. 호주전에 나선 ‘김진수-김영권-홍정호-김창수’, 중국전에 나선 ‘김민우-황석호-장현수-이용’모두 무리 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호주전에 활약했던 수비라인이 경험상 무게감이 더하지만, 그 차이는 미비하다. 눈에 띄게 못한 선수가 없기 때문에 어떤 선수가 마지막 일본전 4백라인을 꾸려도 이상하게 보이지 않는다.
반면 공격라인은 조금 복잡하다. 공격수 중에서 누가 홍명보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 알 수 없다. 공격수는 골로 실력을 평가받지만 김신욱, 서동현, 김동섭 중 골을 넣은 선수는 아무도 없다.
한 두 경기에서의 단편적인 활약상으로 공격진 카드가 실패했는가를 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두 경기에서 사용했던 한국의 전술 ‘원톱’이 옳은가에 대한 고민은 해봐야한다.
세 선수 중에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선수를 뽑자면 최강희호 때부터 대표팀에 승선했던 김신욱이다. 장신 공격수인 김신욱은 언제나 열려있는 공격 옵션이지만, 그에게만 집중되는 획일화된 공격은 오히려 대표팀에 마이너스 요인이었다. 결국 선수 한 명의 개인 기량에만 의존하는 원톱보다 더 다양한 공격 옵션이 필요하다는 해석이다.
이번 2경기에서 홍명보 감독은 자신의 주관을 뚜렷하게 표현했다. 홍명보 감독은 2경기 시험을 치르는 동안 그 누구도 편애하지 않았다. 홍명보 감독은 지금 홍명보호를 대표하는 한 명의 황태자를 찾는 것이 아니라, 런던올림픽 때처럼 모든 선수들이 화려하게 빛나는 ‘홍명보의 아이들 2탄’을 준비 중이다.
2번의 예행연습은 모두 끝났다. 이제 남은 것은 동아시안컵 3차전 숙적 일본과의 경기다. 홍명보 감독은 이미 중국전이 끝나고 더 이상의 시험은 없다고 못 박았다. 일본과의 경기는 홍명보 감독의 시험을 통과하고 합격점을 받은 11명의 선수만이 출전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 국가대표는 홍명보 감독의 시험만 통과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이제 홍명보호는 최종합격을 위해 한국 축구팬들이 주관하는 최종 시험을 치러야한다.
28일 열리는 일본전에서 어떤 선수가 축구팬들의 깐깐한 기준을 통과하며 합격점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 뉴시스]
엄다인 기자 / dudu1348@onst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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